"Tria est numerus perfectus"

아리스토텔레스는 ‘3’을 완전 고결한 숫자라 말한다.
세상 만물은 탄생, 존재, 소멸의 3가지 과정을 겪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또, ‘3’은 양을 뜻하는 ‘1’과 음을 뜻하는 ‘2’가 합쳐진 숫자이고 그렇기에 음과 양을 한 몸에 품은 3은 그 자체로 완벽함과 안정성을 가진다.

숫자 ‘3’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삶의 순간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기쁜 순간이 오면 만세 삼창을 부른다든지, 삼세판의 게임을 통해 승부를 가리기도 한다. 일상뿐 만 아니라 숫자 ‘3’의 완전 고결함은 KPOP 시장에도 녹아들어 있다.
이미지 출처 : 스타쉽ENT
‘3’은 아이브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키워드기도 하다.
데뷔 싱글 [ELEVEN]부터 아이브의 앨범 표지를 유심히 본 사람들은 세 번째 싱글인 [After LIKE]까지 빨강/파랑/초록으로 빛의 3원색으로 색감을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뮤직비디오, 스타일링 등 전반적인 비주얼 콘셉트를 ‘색 3부작’ 아래에서 치밀하게 운용하였고 정규앨범 [I`ve IVE]에서 빛 3원색의 교집합인 백색의 빛깔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아이브가 데뷔 때부터 기획의 측면에서 탄탄하게 준비해왔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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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도 사랑한 숫자, 3>
3과의 인연은 10월 발매한 미니앨범 [I’VE MINE]까지 이어진다. 이번 앨범에서는 ‘Either Way’ 뿐만 아니라 ‘Off The Record’를 추가로 선공개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고, 정식 발매일에는 ‘Baddie’와 함께 트리플 타이틀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같은 타이틀이지만 그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보여준 아이브답게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먼저 ‘Either Way’는 웅장하면서도 아이브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로 앨범의 포문을 열었으며, ‘Off The Record’는 키치한 신스팝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마지막 타이틀곡 ‘Baddie’에서는 아이브가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강렬한 사운드의 힙합을 들려줌으로써 3곡 3색의 개성을 자랑하는 트리플 타이틀이 완성되었다.
<따로 또 같이, 아이브의 ‘나’ 스토리텔링>
3곡의 타이틀이 서로 독특한 개성으로 구분되어 있음에도, 모든 곡에서 아이브의 정체성인 자기애가 강조되는 부분은 재미있다. ‘Either Way’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나’에 대해 이야기하며, 반대되는 두 모습의 ‘나’를 모두 포용하고 있다. 그리고 ‘Off The Record‘는 서로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신에 대해 고백하며 ‘로맨틱한 Psycho 날 탐하면 모든 걸 견뎌야지’ 등의 파트를 통해 가끔은 발칙한 상상을 하는 ‘사랑’이 궁금한 소녀의 속마음을 아이브만의 스토리로 풀어낸다. ‘Baddie’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가 발견한 또 다른 나’,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제시한다. 결국 ‘타인’, ‘서로’, ‘또 다른 나’를 통해 더욱 강한 자기 확신을 느끼고, 아이브가 데뷔 때부터 쌓아 온 나르시시즘 세계관의 확장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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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를 넘어 대세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타이틀 선공개>
사실 트리플 타이틀 전략은 그 자체로만 보면 더블 타이틀보다 위험 부담이 크다. 왜냐하면 발매 직후 한 곡으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 공개가 아닌 선공개 형태로 여러 타이틀을 내보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많은 그룹들이 선공개 곡을 일종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KPOP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아이브 또한 선공개 방식의 트리플 타이틀을 채택함으로써 대중들에게 3곡의 매력을 고루 알릴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ADORKOZ ENTERTAINMENT
나아가 아이브뿐만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들이 과감히 트리플 타이틀 앨범에 도전하고 있다. 뉴진스는 데뷔 앨범 [New Jeans]로 세 곡의 타이틀과 뮤직비디오를 내세우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Attention’, ‘Hype Boy’, ‘Cookie’까지 세 곡 전부 연간 차트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보이넥스트도어도 데뷔 싱글 [WHO!]에 수록된 세 곡을 모두 타이틀로 내세웠고, 결과적으로 ‘돌아버리겠다’, ‘One and Only’, ‘Serenade’ 세 곡이 쏠림 없이 모두 사랑받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트리플 타이틀, 케이팝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트리플 타이틀은 하나의 앨범이라는 제한된 틀을 벗어나 세 가지 콘셉트와 메시지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다양하면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기획이다. 또, 타이틀 한 곡의 메가 히트가 아닌 다음 트랙을 이어 들을 수 있도록, 아티스트가 앨범 속에 담아 놓은 진가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아이브는 [I’VE MINE]에서 세 곡의 타이틀을 통해 ‘나’에 대한 이야기를 세 가지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유려하게 넘나들면서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발칙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스스로를 온전히 고백하며 앨범명처럼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완벽하게 스스로의 것들로 만들었다. 
완전 고결의 숫자 ‘3’과 세 곡의 타이틀. 아이브를 더욱더 완벽하고 고결하게 만드는 존재가 되었다.
  | 윤세윤   에디터 | 민유빈 박유빈
발행 | 스브스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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