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케이팝매거진 - 2023 가요대전 공연 포인트 톺아보기

크리스마스 연례 행사로 자리 잡은 SBS 가요대전이 2023년에도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 이번 가요대전은 안유진, 연준, 키의 진행 아래 동방신기, 샤이니 외 24팀이 출연하며 크리스마스를 축제로 만들었다. 올해의 공연 테마는 ‘Switch On’으로 크리스마스의 점등식이자 최신 유행을 좇는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 설정되었다. 2023년을 빛낸 K-POP 아티스트들이 크리스마스 헌정 무대를 장식했으며, 한 해를 뜨겁게 달군 명곡들의 행렬이 연이었다. 화려했던 지난 크리스마스를 되돌아 보며, 2023년 가요대전의 공연 포인트들을 짚어보자.

포인트 1. 2003 to 2023, 아이돌의 아이돌 TVXQ!

먼저 2023 가요대전의 오프닝을 열었던 동방신기 데뷔 20주년 스페셜 무대들을 빼놓을 수 없다. 첫 순서로 오른 NCT의 도영, 샤오쥔, 천러가 동방신기의 ‘믿어요’를 커버하며 감미로운 R&B 발라드를 선보였다. ‘믿어요’는 동방신기의 첫 번째 정규앨범 타이틀이었던 곡으로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그들의 지난 시간과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작이었다.

세 보컬리스트들이 이끈 추억 여행 후 분위기가 전환되며 등장한 aespa는 동방신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히트곡, ‘주문-MIROTIC’을 찰떡 소화해냈다. 붉은 조명 아래서 시작된 유혹적인 멤버들의 보컬과 퍼포먼스 무대는 말 그대로 헤어나올 수 없는 미로 같은 주문이었다.

후배들의 연이은 열정 무대에 화답하듯 불꽃 사이에서 강렬하게 등장한 동방신기는 20년 전과 변함 없는 에너지와 합을 보여주며 신곡 ‘Rebel’로 K-POP 강자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강렬한 드럼과 무게감 있는 신스 베이스가 만드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동방신기가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한 더 단단한 다짐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포인트 2. 크리스마스 종합 선물 세트, 스페셜 스테이지

크리스마스 연례 행사인 가요대전에서만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기념 무대 또한 놓칠 수 없는 포인트였다. 2부의 시작을 연 NCT 127이 겨울 스페셜 곡인 ‘Be There For Me’ 최초 공개하며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장식했다. 알록달록한 트리 앞에 선 멤버들의 달콤한 보컬과 중독적인 후렴구로 전해지는 설렘 가득한 메시지는 가요대전의 불빛을 더욱 빛나게 했다.

NCT 127이 만든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 받은 Stray Kids 승민과 아이엔은 디오의 ‘괜찮아도 괜찮아’를 커버하며 추운 겨울도 녹일 포근한 감성을 보여주었다. 잔잔한 밴드 사운드와 달달한 중저음의 보컬이 만든 깊이 있는 감성이 마음을 힘들게 하는 감정들을 흘려 보내도 괜찮다는 따스한 메시지에 더해지며 크리스마스의 밤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선배들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 무대가 있었다면, 5세대 그룹들의 청순발랄한 귀여운 무대들도 가요대전의 키 포인트로 자리했다. 5세대 신인들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담은 선물 같은 무대는 BOYNEXTDOOR의 태산, ZEROBASEONE의 한빈, RIIZE의 앤톤이 ‘Jingle Bell’을 부르며 시작되었다. 먼저 하얀 순수 소년들로 등장한 &TEAM이 S.E.S의 ‘I’m Your Girl’을 Boy 버전으로 개사하여 깜찍한 선물을 전했다. 말랑말랑한 보컬과 가벼운 댄스가 더해져 관객들을 사르르 녹이는 청순미가 돋보인 무대였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RIIZE가 지누의 ‘엉뚱한 상상’을 커버했는데, 활기찬 멜로디에 멤버들의 생기발랄한 퍼포먼스가 잘 어울리는 청량한 선물을 꾸몄다. 핑크보이가 된 RIIZE가 전한 선물 덕분일까, RIIZE의 기분 좋은 노래로 올해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더욱 빛났다. 하얀 트리와 함께 등장한 BOYNEXTDOOR는 특유의 재치와 발랄함으로 핑클의 ‘White’를 선보이며 심쿵유발 매력을 어필했다. 마지막으로 선물상자에서 등장한 ZEROBASEONE은 몽글몽글한 연말곡 ‘커플 (원곡 젝스키스)’을 통해 팬들과 함께 행복한 연말을 보내겠다는 의미를 전달하며 남친미 가득한 따뜻한 선물을 주었다.

또 다른 스페셜 무대는 ‘나는 솔로’ 컨셉으로 진행한 ITZT 유나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의 커버 무대였다. 2023년, 한국을 너머 빌보드까지 점령하며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보여준 제니의 ‘You & Me’와 정국의 ‘3D’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눈길을 끌었다. 먼저 발레코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유나는 특유의 살랑살랑한 춤선으로 혼자서도 무대를 가득 채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천상 아이돌의 면모를 자랑했다. 이어진 연준의 무대에서는 캐치하고 쫀득한 올드스쿨 바이브의 멜로디에 맞춘 힙합 퍼포먼스로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커버로 팬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무대를 꾸몄다.

포인트 3. 시선을 사로잡은 독특한 무대연출

2023 가요대전의 마지막 포인트는 바로 돋보였던 무대연출이다. 본무대의 좌우로 배치된 두 개의 사이드 무대까지 3단 구성의 넓은 무대를 활용해 다양한 공연을 보였다. 또, 곡 분위기에 어울리는 불꽃, 폭죽, 컨페티 등 다양한 무대 효과를 주어 더 입체적인 공연으로 만들었고, 본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무대장치로 활용하여 무대의 몰입감을 높인 것이 돋보였다.

더보이즈는 우측 무대로 이어지는 통로에서 마치 레이저 감시망을 넘는 듯한 연출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감시망을 넘은 주연의 가방을 이어받은 멤버들이 카리스마 있는 인트로 퍼포먼스를 구성했으며, 본무대인 ‘WATCH IT’까지 텐션을 이어나가며 상남자들의 아찔한 매력을 어필했다.

화려한 조명과 불꽃 사이에서 등장한 성화를 시작으로 독특한 등장을 보여준 ATEEZ 역시 쉴 틈 없는 완벽한 무대를 보여준 바 있다.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착장과 달 이미지의 바닥 스크린이 만나 우주선에서 내린 달 토끼와 같은 이미지가 연출되었고, 무대의 풍성한 볼 거리를 제공했다. 흥이 오르는 댄스홀 장르의 ‘미친 폼’에 멤버들의 여유 넘치는 무대 연기와 폭발적인 에너지가 더해져 명불허전 퍼포먼스 장인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 다른 퍼포먼스 장인 Stray Kids는 ‘Battle Ground’를 객석에서 시작하며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과 높은 공간 활용을 보여주며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락 (樂)’에서는 박력 넘치는 안무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끌어내었으며, 마지막 무대인 ‘MEGAVERSE’에서도 Stray Kids 전매특허 파워풀한 메가 크루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축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NCT 역시 팬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기개를 자랑했다. 먼저 NCT U가 ‘Baggy Jeans’로 섹시하면서도 힙한 유닛 무대를 장식하며 명불허전 대세의 면모를 입증했고, NCT DREAM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화려한 조명과 사이렌 소리를 더한 힙합 무대 ‘SOS’부터 영화 ‘Back to the Future’ 컨셉의 ‘ISTJ’까지 완벽한 합과 여유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가요대전의 피날레를 담당한 NCT 127은 히트곡 ‘영웅’과 국악 버전의 ‘Fact Check’를 공연했는데, 한국미를 더한 섹시하고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객석의 떼창을 일으키며 K-POP의 기강을 단단히 잡았다.

우리가 함께 만든 축제

이렇게 2023년 가요대전의 핵심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보았다. 콘서트가 크리스마스 당일에 개최된 만큼 공연 곳곳에서 성탄절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음과 동시에 각 팀들의 정체성, 혹은 새로운 모습들까지 발견할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추운 날씨에도 참석해준 수많은 국내외 K-POP 팬들과 함께 만든 라이브 콘서트였기에 그 열기와 감동이 배로 더해져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끝으로 크리스마스의 선물 같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모든 아티스트에게 박수를 보내며, 더 화려하게 돌아올 2024 가요대전을 기다려보자.

글 | 강유리 에디터 | 민유빈 박유빈
발행 | 스브스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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