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아이돌의 앨범은 기획사의 철저한 계획 하에서 제작되며, 아티스트는 단순히 소화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빅뱅처럼 아티스트가 직접 앨범의 제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그룹은 소수의 예외에 해당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며 아티스트가 주도적으로 앨범을 제작하는 이른바 “자체제작 아이돌”을 표방하는 그룹이 상당히 늘어났는데, 2020년대에는 이러한 자체제작 아이돌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2023년에도 이들의 음악은 K-POP 팬들을 매료시켰다.
“땅을 보고 계속 올랐지 정상까지” – 세븐틴 우지
2015년 데뷔해 어느덧 9년 차 그룹에 접어든 세븐틴은 현재 K-POP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세븐틴 보컬팀의 리더이자, 그룹의 프로듀서 우지가 존재하고 있음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우지의 음악 스펙트럼은 작게는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발라드부터 강렬하고 리드미컬한 댄스 장르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넓게 포진하고 있다. 이러한 우지의 프로듀싱 능력은 이미 인정받아 2021년 Asia Artist Awards에서 베스트 프로듀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불어 2023년 발매된 미니 앨범 [FML]과 [SEVENTEENTH HEAVEN]이 빌보드 200 2위에 랭크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고, [FML]은 MAMA AWARDS와 Asia Artist Awards에서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적지 않은 연차에도 불구하고 매 앨범이 그들의 대표작을 갱신하기에, 그들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우지의 활약이 내년에도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다.
“별의 별난 놈 That’s me“ – 스트레이 키즈 3RACHA
스트레이 키즈가 올해 보여준 괄목할만한 성장에는 방찬, 창빈, 한으로 이루어진 내부 프로듀싱 그룹 3RACHA의 지분이 상당했다. 이들은 데뷔 이전부터 믹스테이프를 통해 프로듀싱 경험을 쌓았고, 이 경험들은 데뷔 후 그대로 스트레이 키즈 음악의 자양분이 되었다. 특히 힙합을 베이스로 EDM, 락, 팝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와 그에 맞는 독특한 컨셉으로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은 늘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올해 [★★★★★]로 빌보드 200 1위와 16주 차트인을, [樂-STAR]로 네 앨범 연속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하였으며, 타이틀곡 ‘락 (樂)’으로 커리어 첫 빌보드 HOT 100 차트에 입성하였다. 더해서 올해 Asia Artist Awards에서는 3RACHA가 베스트 크리에이터상을 수상하며 프로듀서로서 인정받는 명예를 얻기도 하였다.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들이 내년에는 또 어떤 별난 모습으로 올해를 뛰어 넘을지 지켜보는 것도 분명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퀸카 I’m the top” – (여자)아이들 소연
데뷔부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등장한 (여자)아이들에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소연이 있었다. 시작은 당돌함으로, 의심에는 증명으로, 위기에는 정면돌파로 대응한 소연의 음악에는 언제나 타고난 감각과 확신이 존재했다. 나아가 첫 정규 앨범 [I NEVER DIE]부터 곡 제작을 넘어 앨범 제작 전반에 세세히 관여하는 총괄 프로듀서로서 활약하며 그 감각을 증명하고 있다. 2022년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송라이터상을 수상하거나, <방과후 설렘>, <소년판타지>에 멘토 격 역할로 출연한 하며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나아가 올해에는 2020년 이후 데뷔한 신인 걸그룹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I feel]의 타이틀곡 ‘퀸카 (Queencard)’로 음악 방송 13관왕을 달성하며 그 위세를 떨쳤다. 작곡과 작사를 넘어서 총괄 프로듀서의 역량까지 선보이고 있기에 멀지 않은 미래에는 직접 아티스트를 프로듀싱하는 프로듀서 소연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오 대륙 다 돌아봤냐?“ – 에이티즈 홍중, 민기
2023년의 마지막 달, 에이티즈는 [THE WORLD EP.FIN : WILL]로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하며 한 해의 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했다. 그리고 에이티즈의 이러한 성공에 큰 공을 세운 멤버 홍중과 민기가 있다. 그룹의 메인 래퍼를 담당하는 홍중과 민기는 올해 발매된 앨범에서 특색 있는 가사를 작사하며 앨범의 색채를 확립했다. 청양고추를 소재로 앨범을 풀어낸 ‘BOUNCY (K-HOT CHILLI PEPPERS)’나, 그룹의 성공가도를 다양한 소재에 유쾌하게 빗댄 ‘미친 폼 (Crazy Form)’ 등 타이틀곡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더해서 그룹의 캡틴(리더)이기도 한 홍중은 에이티즈의 앨범과 함께 소속사의 후배 그룹인 xikers의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며 그 능력을 펼치는 중이다. 홍중과 민기의 노력에 힘 입어 에이티즈는 작년과 올해 21개국을 순회하는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미친 폼”을 선보인 에이티즈가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뜨겁다.
아이돌 음악, 그 다양성과 깊이
흔히 댄스 음악 일변도로 여겨지던 K-POP은 현재까지 힙합, 락, R&B,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에까지 발을 넓히고 그 깊이 역시 인정받으며 성장해왔다. 그리고 그 명성에는 그 음악을 만든 아이돌의 이름 역시 함께 새겨져 있다. 단순히 받는 곡을 소화하는 것을 넘어서 본인이 활동할 앨범을 직접 제작하고 탄생을 지켜보며 그들에게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자라났다. 그리고 상기한 아티스트들과 각각 함께한 범주, 베르사최, 팝타임, 작곡팀 Eden-nary 등의 프로듀서들은 아티스트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거기에 장르적 완성도와 깊이를 더해주었다. 자체제작 아이돌들의 활약은 결국 아이돌의 노력과 프로듀서의 존중이 빚어낸 꽃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2023년 자체제작돌들의 활약이 유난히 빛났던 것만큼, 내년에는 이들과 함께 더 많은 자체제작돌의 활약이 이어지길 바라본다.
글 | 서동범 에디터 | 민유빈 박유빈
발행 | 스브스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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