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역시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콘셉트의 음악이 쏟아지던 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겨있는 타이틀 곡과 달리, 대부분의 수록곡은 팬들사이에서만 회자되고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2023년 케이팝 수록곡 명곡’을 10곡을 선정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아티스트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고, 오히려 타이틀 곡보다 더 취향일 수도 있는! 올해의 새로운 발견인 ‘2023년 케이팝 수록곡 명곡’을 함께 살펴볼까요?

Sugarcoat (NATTY Solo) – KISS OF LIFE
2023년 단연 최고의 슈퍼루키인 걸그룹 KISS OF LIFE의 첫 시작을 알린 데뷔 앨범 [KISS OF LIFE]의 수록곡이자 나띠의 솔로곡인 ‘Sugarcoat’입니다.
이효리, 보아와 같은 Y2K 디바들을 연상시키는 찰떡같은 비주얼과 퍼포먼스의 알앤비곡인 ‘Sugarcoat’는, 이전까지는 메인 댄서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나띠에게서 보지 못했던 보컬 역량 역시 크게 두드러지는 곡인데요. 그간 나띠의 여러 활동들을 거쳐온 뒤 새로운 시작을 앞둔 포부를 표현한 가사와 뮤직비디오까지, 그야말로 아티스트 나띠를 위한 웰메이드 맞춤 정장 같은 곡이 아닐까 싶어요. 음악방송 무대에서는 뮤직비디오와 달리 댄서 두 명과 위풍당당하게 무대를 휘젓는 나띠 장군의 반전 퍼포먼스를 볼 수 있으니 꼭 모두 감상해 보길 추천드려요!

Salty & Sweet – aespa
에스파의 2023년 첫 콘서트 전 선공개 되며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한 [MY WORLD]의 수록곡 ‘Salty & Sweet’입니다.​​​​​​​
투박한 신스와 묵직하게 울리는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거친 그루브에 얹히는 장난스럽게 늘어나는 코러스와 속삭임의 조화는 말 그대로 짭조름한 긴장감과 달콤함을 오가는데요. 광야에서 돌아와 대중적인 콘셉트를 취한 앨범이었지만 아직도 블랙맘바와 맞서 싸우던 시절의 광야 맛을 그리워하던 팬들의 갈증 역시 화끈하게 해소해 준 곡이었습니다. 다만 이 곡을 재생하기 전에는 반드시 마음의 준비를 할 것! 한번 발을 들인 단짠단짠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기는 영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먼지 – 세븐틴
앨범 선주문량 464만 장을 기록하며 세븐틴의 새로운 역사를 쓴 미니 10집 [FML]의 보컬 팀 수록곡 ‘먼지’는 웅장한 타이틀 곡과 강렬한 수록곡들 사이에서 청량하게 분위기를 환기해주면서도, 전체적으로 아날로그 한 감성을 이어가는 앨범의 결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곡입니다.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이를 힘차게 받쳐주는 드럼, 그리고 마음속을 간질이는 먼지와 같은 아련한 보컬까지 누구 하나 도드라지지 않고 곡 안에 잔잔히 스며들어 있어요. ‘살피꽃밭 길의 기억을 버리고 버려도 먼지처럼 다시 돌아와 마음 가득 쌓이네요’와 같이 이 분야 감성甲 천재 프로듀서인 멤버 우지만의 예쁜 한글 가사로 계속해서 다시 곱씹게 되는 여운을 남겨주는 명곡입니다.

​​​​​​​​​​​​​​물수제비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올해 10월 발매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하 TXT)의 정규 3집 앨범에 수록된 ‘물수제비’입니다. 소년의 아프고도 찬란한 성장을 노래하는 TXT는 이를 표현할 수단으로써 록 스타일의 타이틀 곡을 여럿 선보였죠. 이는 밴드 음악 팬들에게까지 흘러 들어가 소소하게 입소문을 타기도 했는데 ‘물수제비’는 케이팝과 밴드 씬의 팬들에게 제대로 된 파동을 일으킨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디 씬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인 ‘한로로’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인디 록 장르의 ‘물수제비’는 분명하게 한로로의 색이면서도 어느 순간 TXT의 서사와 곡이 겹쳐지며 곡이 끝날 즈음에는 또 완벽하게 TXT의 곡임을 깨닫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선물합니다. 여기에 한로로만의 한 편의 문학과도 같은 가사는 TXT만의 방황의 감성에 깊이를 더해주며 완벽한 시너지를 자아내는데요. 물에 돌을 던지면 수면에 상처가 나지만 시간이 잠잠해지듯, 청춘들의 삶도 요동치는 파동에 휩쓸리지 않고 넓은 마음으로 힘든 순간들을 떠나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곡을 추천합니다.

Prom Night - 프로미스나인
올해 ‘#menow’로 컴백하며 수많은 남성 팬들은 물론 여성 팬들까지 쓸어모으고 있는 프로미스나인의 첫 정규앨범 [Unlock My World]의 수록곡이자 이새롬, 송하영, 이채영, 백지헌으로 구성된 유닛 곡 ‘Prom Night’입니다.
소속사 이적 후 특히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에서 좋은 곡들을 자주 보여주는 만큼 ‘Prom Night’ 역시 쫄깃한 UK Garage를 기반의 트렌디한 곡인데요. 그중에서도 이 곡의 정수는 바로 순식간에 전환되는 프리코러스에 있는데 덕분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 곡의 흐름을 짜릿하게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언젠가 퍼포먼스까지 함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부터 정권 지르기 시작입니다-!

Lemon Black Tea – 조유리
본업은 물론 배우로서도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아이즈원 출신 솔로 아티스트 조유리의 미니 2집 [LOVE ALL]에 수록된 인디 팝 장르의 곡 ‘Lemon Black Tea’입니다.
조유리 특유의 허스키한 듯 가슬가슬한 음색을 200% 느껴볼 수 있는 곡으로, 간질간질한 음색과 대조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익살스럽고 리드미컬한 피아노와 기타, 베이스라인이 이끌어가는 트랙 구성이 듣는 재미를 더했는데요. 특히 DAY6의 Young K가 참여한 가사는 쌉싸름하지만 새로운 맛에 흥미를 느끼듯 사랑에 흥미를 느끼는 마음을 감각적으로 풀어내 곡의 감도를 한 차원 더 끌어올려주네요! 아이즈원의 메인 보컬로써 파워풀한 고음을 지르는 모습 위주로 조유리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조유리 음색의 정수가 담긴 이 곡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우중산책 (Rain On Me) – 온유
비가 오면 온 세상이 예민해집니다. 하지만 이 곡은 투박한 어쿠스틱 기타 리프가 정직하게 박자를 꾹꾹 내디디며 시작해요. 반대로 코러스 멜로디는 섬세하고 감각적입니다. 어쿠스틱 기타가 내딛는 발걸음을 드럼이 받쳐주며 점차 고조되는 곡의 구성은 온유의 편안한 음색과 어우러져 비가 오는 와중에 큰 우산 안에 있는 듯한 안정감을 줍니다. 이는 온유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인데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보컬. 때론 편안함을 넘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표현력이 이 곡을 권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곡을 따라 걷다 보면 언제부터인가 내 손에 우산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비를 맞으나 피하나 언제나 나에게는 네가 내리고 있다는 가사 때문인데요. 온유의 표현력이 이 모든 일련의 축축한 과정을 불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만들어주네요. 그래서인지 눈이 오는 오늘날까지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우중산책’입니다.

Good Night – ZEROBASEONE
올 한해 이들만큼 화려한 시작을 맞이한 신인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ZEROBASEONE(제로베이스원)의 미니 2집 [MELTING POINT]의 수록곡 ‘Good Night’입니다.
아름다운 스트링과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는 곡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자장가 같은 곡이에요. 몽환적인 스트링 선율에 언뜻 데뷔곡 ‘In Bloom’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디즈니 영화 속의 꽃밭이 연상되지만, 아련하게 울려 퍼지는 높은 노트의 건반 덕에 곡은 눈이 가득 내려앉은 거리에서 차가운 겨울 공기와 대조되는 따듯한 입김과 같은 무드가 됩니다. 아직은 앳되지만, 소중한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전하는 제로베이스원의 메시지는 연말까지 꺼지지 않은 따듯한 불빛이 되었습니다.

 SPICE – n.SSign
데뷔 전부터 일본 투어 공연을 성료하며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공연까지 확정 지은 주목할만한 신인 보이그룹 n.SSign(엔싸인)의 데뷔 앨범 [BIRTH OF COSMO]의 수록곡인 ‘SPICE’입니다.
방대하고 딥한 우주 같은 타이틀 곡 ‘웜홀 (Wormhole: New Track)’과는 아예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곡으로 코러스 떼창으로 시작되는 활기찬 인트로와 듣기에 편안한 멜로디는 케이팝 팬들의 마음을 저격하기 충분했는데요. 퍼포먼스와 촘촘한 작품성과 높은 완성도의 무대를 위해 복잡해질 수 있는 케이팝 곡 사이에서 ‘SPICE’는 대중음악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돌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덕에 자주 손이 가는 곡이 된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데뷔쇼케이스 무대를 한번쯤 꼭 보길 추천드려요. 안무가 아주 귀엽거든요.. (진짜임) 이 맛에 케이팝 듣지, 이 맛에 수록곡까지 찾아 듣지!

Let Me In – EXO
3년 8개월만의 정규 7집 [EXIST] 컴백 전 선공개된 수록곡 Let Me In입니다.
‘Let Me In’이야말로 완전체 컴백을 하기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독보적인 존재감과 활동을 쌓아온 멤버들의 역량이 한데 모여 단단한 시너지를 자아내는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R&B 장르에 특화된 SM 아티스트 중에서도 뛰어난 보컬 역량을 가진 EXO 멤버들의 하모니와 그루브는 케이팝 아티스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이자 교과서가 아닐까 싶네요. 느리고 잔잔한 무드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스타일의 장르임에도 몽환적인 안개가 걷히듯 천천히 드러나는 멤버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다보면 아웃트로의 몰아치는 애드리브의 향연에 극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 여전히 건재한, EXO 어셈블입니다!

글 | 조문교   에디터 | 민유빈 박유빈
발행 | 스브스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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