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자랑하는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살아생전 “사랑은 첫 인상과 함께 시작된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현대의 연구에 따르면 그 첫 인상이 결정되는데 보통 3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인간이 살아가며 길게는 평생 느끼기도 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불과 찰나의 시간에 결정된다고 해도 무방한 것이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첫 인상, 나아가 첫 인상을 결정하는 순간인 첫 만남은 서로에게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첫 만남이 너무 어렵다며 작은 투정을 부리는 새로운 보이 그룹이 K-POP 시장에 등장했다. 바로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등장한 플레디스의 보이 그룹 TWS(투어스)가 그들이다. 대중과 함께 호흡할 날을 꿈꾸며 이들이 준비해온 첫 만남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네 맘을 사로잡을 시간 “7초”
선공개곡 ‘Oh Mymy : 7s’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모습을 비춘 TWS의 등장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인 형식의 MV가 아닌, 프롤로그 형식의 MV를 택함으로써 그들의 데뷔에 진정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대중은 그들의 아침을 잠시 함께 하고,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과 플레디스의 한성수 MP에게 최종 점검을 받는 과정을 보며 그들의 긴장과 설렘을 함께 느낀다. 나아가 세븐틴 멤버들과 BUMZU 프로듀서 앞에서 시작되는 ‘Oh Mymy : 7s’ 무대와 MV를 통해 마침내 공개되는 그들의 첫 결과물을 함께 공유한다. 대중은 7초 안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는 TWS의 당돌함에 빠져 들고, 이윽고 최종 점검에서 함께 박수를 보내게 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첫 만남”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MV는 TWS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청량함과 순수함을 한 톨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MV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새 학기가 시작되며 등교하는 TWS 멤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멤버들은 전날 밤 사소하지만 미리 계획을 적어 놓기도 하고, 인사를 미리 연습하기도 하며 다음 날 있을 첫 만남을 준비한다. 그러나 다음 날, 노력과는 다르게 엉뚱한 여학생 반에 들어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인사를 오해해 민망한 모습을 보이는 등 계획했던 첫 만남과 상당히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푸른 색채가 주를 이루는 청량한 색감과 학교를 배경으로 한 MV는 10대들에게는 새학기의 설렘에 대한 공감을, 20대들에게는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의 아름다움, 보이 후드 팝
음악적으로 TWS는 “보이후드 팝”을 지향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맑고 청량한 팀의 아이덴티티에서 확장한 보이후드 팝은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적이고 감각적인 음악이며, 특히 이번 음반 [Sparkling Blue]에서는 그 이름과 같이 소년 시절의 청량함과 아름다운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선공개곡 ‘Oh Mymy : 7s’에서는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미지의 나라들’이 샘플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 정경’은 슈만이 소년 시절을 회상하며 작곡한 곡들인 만큼, TWS의 곡에 동화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부여하는 모습이다. 나아가 강렬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가 추가되어 그들의 당돌함과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역시 음악적으로 TWS의 풋풋한 감성을 상당히 잘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청량하고 적당한 무게감을 가진 신시사이저가 곡의 주요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으며, 특히 프리 드랍에서 곡의 핵심 멜로디가 등장하는 부분은 곡의 감성과 주제를 완성한다. 또한 곡의 아웃트로에서 받을 수 있는 동화적인 무드가 주는 감상은 이들이 추구하는 보이후드 팝의 정수를 선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해, 영원히 반짝일 순간
TWS의 데뷔 앨범은 팬과 대중에게 건네는 첫 인사이면서, 팬들이 훗날 돌아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기도 하다. 타이틀곡에서 TWS는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거나 반대로 이름을 물어보는 전형적인 첫 만남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곡의 마지막에서는 첫 만남의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장치를 넣어 놓았다. 조금 뚝딱거리거나 어색했던 인사를 기억하고, 이 순간을 영원히 반짝일 순간이라고 적어 놓은 모습은 훗날 팬들이 돌아보았을 때 또 다른 감동을 느낄만한 요소들이다.
“사랑의 시작이 첫 인상”인 것처럼, “덕질의 시작은 첫 인사”부터가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보았을 때 TWS는 대중에게 꽤 괜찮은 첫 인사를 건넸다. 타이틀곡의 마지막에서 “내일 또 봐 안녕”이라며 다음을 기약한 이들의 다음 인사는 또 어떤 모습일까. 상큼하게 끼운 첫 단추가 인상적이었던 만큼 그들의 다음 모습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글 | 서동범 에디터 | 민유빈 박유빈 장민영
발행 | 스브스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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